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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The moon does not shine on its own

 

혼합매체_21cm x 29.7cm x 7개, 설치_2017

mixed media_21cm x 29.7cm x 7pieces, installation_2017

죽음 충동에 대한 탐구다. 매일 밤 잠자리에서 뒤척이다 내뱉는 말 "죽고 싶다"가 기실 "살고 싶다"의 굴절된 신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려줘", "살아낸다", "살아야 한다" 등 여러 가지 "살고 싶다"를 거울 필름에 칼로 긁어 새겼다. 그리고 그것을 뒤집어서 액자에 넣었다. 뒷면에 LED 조명과 디머를 연결한 액자들은 금환일식의 모양으로 서서히 밝아지고 어두워진다. "죽고 싶다." 월광은 뒤집어진 일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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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잠자리에서 뒤척일 때면 항상 "죽고 싶다"는 말이 새어 나왔다. 실패, 좌절, 포기 따위로 너절한 삶에서 도피를 희망하는 신음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살고 싶다"가 굴절된 신음이기도 했다.

거울 필름을 유리 위에 펼쳐 바르고, 살고 싶다는 말을 칼로 겹쳐 그었다. 상처 난 은회색 필름을 보며 달을 떠올렸다. 일식의 구조처럼 액자 뒤에 LED 조명을 부착하고, 조광기를 연결했다.

거울은 사물을 반대로 비춘다.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나의 호흡이 형태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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