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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주비엔날레 투어리즘
2017. 9. 2 - 12. 3
제주도립미술관
박호은
이상한 간판이었다. 제주공항을 나가면서 본 그것은 3개의 외국어만으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중 영어 문장은 "We love having you here."라고 적혀 있었는데, 생경한 표현에 새삼 환영인사와 그것을 주고받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we"는 어떤 사람들일까? "love"는 불분명한 "we"와 더불어 공허하게 느껴졌다. 한동안 이슈가 됐던 114의 인사말 "사랑합니다, 고객님"이 떠오르기도 했다. 나는 왜 그 간판이 눈에 밟혔을까?
간판의 형식을 거울삼아 내 작업을 들여다본다. 간판의 이쪽에서 나는 "WELCOME"이라고 힘겹게 글자를 뚫으며 맞은편 사람에게 손짓하지만, 정작 간판의 저쪽으로 보이는 것은 좌우가 뒤집어진 말이다.
별문제 아니다. 간판을 돌리면 된다. 돌려지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인가? 나는 내가 매여 있는 오류를 찾아 비어 있는 글자로 채워진 육면체를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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