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채우는 저 맑은 빛

2021 경기청년작가초대전

박호은 : 다각선

2021. 9. 18 - 11. 14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

​성혜진 미술이론가

평소와 달리 공사 중인 미술관 정문을 지나쳐 임시출입구로 발길을 향한다. 외부 데크 위에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유리 벌판을 뒤로 하고 전시실 입구에 선다. 미술관 천장 마감재로 사용된 유리와 동일한, 그러나 산산이 깨어져버린 파편들이 위태롭게 작은 언덕을 이룬다. 내부로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하나는 온전한 벽판으로 나머지 하나는 부서진 조각들로 구성된 두 개의 유리 통로, 그리고 조금씩 찢기고 상처 입은 PVC 비닐. 박호은 작가는 쓸모를 잃고 폐기된 유리의 언어를 통해 그의 삶을, 나아가 우리의 삶을 비춘다.

I. 살아 있다는 것
《다각선 Diffraction》은 무기력을 시각화한 <납작한 심연>(2106)에서 시작된 작가의 ‘나를 들여다보기’ 작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깊어지고 단단해졌음을 보여주는 전시다. 박호은 작가의 지난 여정은 ‘생生의 직시’로 그 시작에는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갖는 의미를 탐구하는 <당신은 왜 자살하지 않습니까?>(2011/12)가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작업 당시를 기준으로 지난 10여년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등진 사람들의 유서를 모아 무심한 태도로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그들에게는 절대적인 아픔이었을 다양한 사연들을 읽다 보면 작가의 작품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머릿속을 맴돈다.

노오란 신음 소리를 꿈꾸기
한 고통이 다른 고통을 부르기
다른 고통이 대답하기 대답 안 하기 대답하기
여기는 아님
아님 아님
아님
- 이성복, <몽매일기>,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삶은 고통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인의 말처럼 하나의 고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또다른 고통을 불러 우리의 몸을,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러한 가운데 누군가는 살아남고, 누군가는 무너진다. 작가는 생존한 자들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질문을 곱씹으며 너무나도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여겨 굳이 떠올릴 필요조차 없었던 ‘살아 있음’의 의미를 곰곰이 되새긴다.

관객들에게 존재라는 철학적 사유의 시간을 건넨 작가는 이제 외부로 시선을 돌린다. 더 이상 생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우리를 처참히 무너뜨려 버리는 것, 살아 있음에도 살아 있지 못하게 하는 것, 생존의 이유를 무력화하는 것들로 가득한 이 바깥세상을 바라본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하이에나>(2015)에 나타난 작가의 감정은 직접적인 분노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향한 부정적인 문구들을 모아 만든 전단을 쌓아 올리고 측면에는 침몰하는 세월호의 이미지를 인쇄해 관객이 전단을 한 장씩 떼어갈 때마다 이미지가 조금씩 사라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폭력적인 상황을 되돌아보게 했다. 일상을 공유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비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한 작가는 오랜 격분 끝에 답을 찾는다. 다시금 나를 바라보는 것.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로부터 한 발짝 멀어져 스스로를 정화하는 것. 희미한 안개 속을 비춰줄 빛을 바로 내 안에서 찾아내는 것. 《다각선》의 유리 작업은 그 구원의 빛을 향한 수단이자 결과다.

II. 유리의 이중성, 삶의 패러독스
《다각선》에서 활용된 유리는 실제로 미술관의 한 부분으로서 기능하던 것들이다. 작가는 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미술관의 공사 상황을 확인하며 버려지는 유리를 주요 소재로 활용했다. 이것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미술관의 공사 일정과 작가의 전시 시기 사이에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어 보인다. 작가가 폐기 처분된 유리를 마주하게 된 것은 그야말로 우연이다. 그러나 우연은 삶을 굴절시켜 마치 반드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듯 뻔뻔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우연이 필연이 되는 순간이다. 우연과 필연이라는 상호 모순적인 요소들이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 아닐까. 작가가 우연히 맞닥뜨린 거대한 유리 벽판과 산산조각난 유리조각들은 이제 그에게 지워지지 않을 필연으로 기록될 것이다.

유리는 그 자체로 역설적인 성격을 갖는다. 단단하지만 깨지기 쉬운 성질, 강인함과 연약함이라는 공존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진다. 유리공예품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유리가 고체에서 액체로, 다시 다른 형태의 고체로 변화하는 그 매혹적인 순간에 홀려버리고 만다. 손상을 입힐 수 없는 액체와 아주 자그마한 충격만으로도 산산이 흩어져 버리는 고체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유리는 어떤 고유한 하나의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소중한 무언가가 한순간의 실수로 파괴되어 버리거나, 그럼에도 끊임없이 그 파멸을 딛고 또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까지도. 《다각선》 전시실의 조명은 일정 시간을 기준으로 점등과 소등이 반복되는데, 이 또한 삶의 순환을 보여주는 장치다. 빛이 켜지면 유리가 반짝인다. 유리의 표면에 가 닿은 빛은 여러 갈래로 흩어지며 각자의 길을 만든다. 불이 꺼지면 사방은 고요해진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침묵의 공간에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그 많은 가능성에 대해 골똘히 생각한다. 다시 빛이 들어오면 조금 전과는 미세하지만 다른 굴절들.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원래의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유리 벽판과 무수히 많은 조각들로 부서진 유리 파편들 사이에 서면 작가가 유년시절 즐겨 읽었다는 보들레르의 시집이 떠오른다. <알바트로스 L’Albatros>와 <상승 Élévation>은 시집 『악의 꽃 Les Fleurs du Mal』을 구성하는 여섯 장章 중 「우울과 이상 Spleen et Idéal」편에 수록된 시다. 낭만주의의 대표적 유산 중 하나로 음울함과 무기력을 일컫는 ‘우울’과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상태를 뜻하는 ‘이상’은 서로 상반된 의미를 가지는데, 이 장에는 추락과 상승의 이미지들이 함께 등장한다.

「시인」도 이 구름의 왕자를 닮아,
폭풍 속을 넘나들고 사수를 비웃건만,
땅 위, 야유 속에 내몰리니,
그 거창한 날개도 걷는 데 방해가 될 뿐.
- 보들레르, <알바트로스>, 『악의 꽃』

시인은 ‘흔한 뱃사람들이 재미 삼아’ 잡아 내린 ‘거대한 바닷새 알바트로스’, 자유로이 창공을 나는 자유를 빼앗긴 존재에 자신을 빗댄다. 하지만 삶에 예상하지 못한 추락과 무시무시한 절망만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안개 낀 삶을 무겁게 짓누르는 
권태와 끝없는 슬픔에 등을 돌리고,
고요한 빛의 들판을 향해 힘찬 날개로
날아갈 수 있는 자 행복하여라.
- 보들레르, <상승>, 『악의 꽃』

‘권태와 끝없는 슬픔’에 싸여 일말의 희망조차 찾을 수 없을 때에도 ‘힘찬 날개로 날아갈 수 있는 자’가 있다. 그 날갯짓의 종착지는 바로 ‘고요한 빛의 들판’이다. ‘우리는 도대체 어떤 이유로 지금 여기에 살아 있는 걸까?’라는 자조적인 질문을 던지던 이가 마침내 끝없이 반짝이는 유리 벌판에 도착한 것처럼.

III. 예술이 우리를 구할 수 있을까
박호은 작가가 유리 파편들로 언덕을 쌓아 올리고 넓은 벌판을 만든 방법은 문자 그대로 고된 노동이었다. 유리가 해체되고 깨지면서 꽤 많은 불순물들이 유입되었는데 작가는 맑고 선명한 재료 사용을 위해 세척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날카로운 유리 조각 하나하나를 깨끗하게 물로 씻어내고 다시 전시실로 옮기는 행동이 셀 수 없을 만큼 반복되었을 것이다. 이 과정은 일종의 정화 의식으로 보이는데, 더러워진 유리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직접적인 의미의 정화와 함께 작업이 진행될수록 변화를 겪었을 작가의 내면에 대한 심리적 정화이기도 하다.
 
온몸을 휘도는 분노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작가는 그 답을 외부에서 찾지 않고 자신의 내부를 향했다. 분노를 일으키게 만든 요소들의 폭력성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정적이고, 그래서 더욱 신중한 방식으로 상처받은 내면에 접근한 것이다. 외부의 불순물들에 의해 더럽혀진 마음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다시 말끔하게 만들기 위한 고행. 잠시 멈춰 숨을 고르며 자기 자신을 가지런하게 만드는 일은 누군가를 증오하고 원망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지 않은가.

정화를 위해 작가가 행한 또 하나의 작업은 PVC 비닐을 활용하여 존재의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부서진 유리 파편들을 비닐로 덮고 그것을 누르고 밟아 비닐에 날카로운 유리의 자취를 새겼다. 유리의 날로부터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빛의 선, 그 길들이 모두 부드러운 초원을 향하는 것은 아닐 테다. 어떤 방향은 뾰족하고 날카로운 유리들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생채기를 내는 길을 향할 수도 있다. <파트5>는 바로 그 길을 묵묵히 걸어온 흔적이다. 헤지고 찢기고 울퉁불퉁해진 삶의 종적들이 눈 앞에 너울거리면 이성복 시인의 진중한 물음이 떠오른다.

내가 나를 구할 수 있을까
시詩가 시를 구할 수 있을까
- 이성복,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작가는 시인처럼, 스스로에게 묻는다. 예술은 나를 구할 수 있을까, 예술은 우리를 구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조용히 빛나는 유리 언덕 앞에, 끝없이 반작거리는 유리 벌판 앞에, 바람에 굽이져 흐르는 삶의 흔적 앞에 선 우리 내면의 목소리가 들려줄 것이다.

The Clear Light Filling the Space

Gyeonggi Young Artist Project 2021
BAC HO UN : DIFFRACTION
2021. 9. 18 - 11. 14
Project Gallery,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Sung Hyejin Art Theorist

         I unusually head to the temporary entrance, passing the main gate of the Museum under construction. Leaving the glass field shining under the sun on the outdoor deck behind, I stand in front of the entrance of the exhibition space. Shards of glass, which is the same glass as the ceiling finishing material but broken into pieces, form a small hill looking precarious. Entering inside the Museum, I face the two glass passages: One is an intact glass wall passage and the other is a passage consisting of broken pieces of glass. And there is vinyl partially torn and damaged. Bac Ho Un sheds light on his life and further ours through the language of useless and discarded glass.


I. To be alive
         The exhibition DIFFRACTION shows Bac’s work of looking into myself starting from the work The Flat Abyss(2016) has been deeper and more solid over time. The artist has continued his exploration of facing life over the course of his artistic journey and the starting point is the work Why don't you commit suicide?(2011/2012) delving into what it means to be alive itself. He collected suicide notes of those who renounced the world by killing themselves for over 10 years and showcased them to viewers in an indifferent way. Reading a diversity of stories which may have been absolute distress for them, a verse of a poem which Bac said had much influence on his art practice occurs to my mind:


Dreaming of a yellow sound of moaning
A suffering calling another suffering
Another suffering answering, not answering and answering
Not here
No, no
No
-Lee Seongbok, Unilluminated Diary, When Does a Rolling Stone Wake Up from Sleep?


         Life consists of sufferings. As the poet said, a suffering does not easily disappear but rather brings another suffering while hurting our bodies and minds. In the meantime, some survive while some others fall. Bac asks those who survive: Nevertheless, what makes you alive? Chewing this question over, we come to ruminate on the meaning of alive that we have taken for granted without having to think about it.

         After giving time for philosophical thought of existence to viewers, Bac turns his eyes outward. He looks at the outside world full of things that cruelly destroy us, stopping us from continuing life, things that keep us from being alive although we are alive and things that paralyze the reason for survival. His direct anger is reflected in Hyena(2015) dealing with the Sewol ferry disaster. In it, the artist piled up pieces of flyers including negative comments towards the victims and their bereaved families and printed the image of the sinking Sewol ferry next to it. As visitors take off pieces of flyers one by one, the image gradually disappears. Through this process, he intended to provide the opportunity to look back on the violent circumstances surrounding the Sewol ferry tragedy. Finding out inhumane aspects of our society members sharing everyday life together, he finally finds a solution after a long time of outrage; To look into myself again; To purify myself away from
the things making me exhausted; To find the light to illuminate a faint fog from inside myself. The glass work in DIFFRACTION is both the means and the result towards the light of salvation.


II. Duality of glass, paradox of life
         In fact, glasses used in DIFFRACTION originally served as a part of the Museum. From the stage of planning the exhibition, the artist utilized discarded glass as the main material for the work to know the circumstances of the Museum’s construction. Is it coincidence or inevitability? It seems there is no causal link between the Museum’s construction schedule and his exhibition schedule. It is indeed a coincidence for Bac to encounter abandoned glasses. The coincidence, however, boldly moves forward as if it was destined to be so by refracting life. This is the moment where coincidence turns into inevitability. The two elements of coincidence and inevitability that are contradictory to each other unfold in an unexpected way, building a close relationship without our noticing it. And this is probably what life is. A large glass wall and shattered shards of glass the artist came across will now be recorded as something indelible and inevitable for him.

         Glass itself has a paradoxical characteristic. It has properties difficult to coexist – solid but fragile, strong and weak. When watching the process of making glass crafts, we are fascinated by the attractive moments in which glass changes from solid to liquid and to another solid. Glass, which moves freely between indestructible liquid and solid shattered into pieces even by tiny shocks, is our lives that cannot be defined by a certain specific language. Even the situation where something precious is destroyed by a moment’s mistake and the process of rising from the destruction and creating something else. When it comes to the lighting in the exhibition space of DIFFRACTION, lights turn on and off at regular intervals repeatedly, reflecting a cycle of life as well. When light is on, glasses glitter. The light reaching the surfaces of glass scatters in different directions, creating their own path. When the light is off, it becomes quiet all over. This quiet and peaceful space of silence invites us to ponder our future directions and numerous possibilities. When the light is on again, there are refractions subtly different from previous ones. That is how life goes on.

         Charles Baudelaire’s book of poetry that Bac Ho Un enjoyed reading in his juvenile days comes to mind when standing between the glass wall keeping its original form and the shards of glass broken into thousands of pieces. The poems The Albatross(L’Albatros) and Elevation(Élévation) are part of the Spleen and Ideal(Spleen et Idéal), one of the six chapters of The Flowers of Evil(Les Fleurs du Mal) by Baudelaire. Spleen referring to melancholy and helplessness as one of the legacies of romanticism and ideal indicating the most perfect state’ that one can imagine are the words which are incompatible with each other. This chapter shows the images of both fall and rise together.


The poet resembles this prince of cloud and sky
Who frequents the tempest and laughs at the bowman;
When exiled on the earth, the butt of hoots and jeers,
His giant wings prevent him from walking.
- Charles Baudelaire, The Albatross, The Flowers of Evil


         Baudelaire compares himself to the vast sea bird, Albatross that the men of the crew often catch to amuse themselves. The Albatross here is deprived of its freedom to fly in the sky freely. However, an unexpected fall and horrible despair are not the only things in life.


Behind him the boredoms, the vast distress,
That imposes its weight on fog-bound beings,
Happy the man, who on vigorous wings
Mounts towards fields, serene and luminous!
- Charles Baudelaire, Elevation, The Flowers of Evil


         There is a being who can fly with vigorous wings even without any hope, surrounded by the boredom and the vast distress. The destination of the flapping of wings is serene and luminous fields. It is as if a person who asked a self-deprecating question Why on earth are we alive here? finally arrives in the constantly glittering field of glass.


III. Can art save us?
         Bac Ho Un’s way of making a hill of glass shards and a large field was literally a hard work. Quite a lot of impurities were introduced while glasses were demolished and broken, so he spent a considerable amount of time cleaning to use clean and clear materials. The artist may have repeated the act of washing pieces of glass clean one by one with water and carrying them back to the exhibition space countless times. This process appears to be a kind of purification which has two implications: First, a direct meaning of purification to clean dirty glasses; Second, psychological purification of his inner being that may have changed with the progress of his work.

         To relieve the anger surging through him, Bac looked inside himself instead of finding the answer from outside. He did not follow the violence of the elements that triggered anger but approached the wounded inner self quietly and more carefully. A penance to completely purify the mind polluted by impurities from outside on his own - Isn’t it much more worthwhile to stop and catch his breath and calm himself down than to hate and blame someone?

         Another work he did for purification is to leave traces of existence using transparent vinyl. Bac left traces of sharp glass on vinyl by covering broken shards of glass with vinyl, and then pressing and stepping on them. Not all the lines of light scattering from blades of glass into multiple directions head towards the gentle plain. Some of them may head towards the path where pointed and sharp glasses make scratch as if awaiting them. Part 5 shows the traces of following the path quietly. As traces of life, worn out, torn and bumpy, hover in front of the eyes, a weighty question of poet Lee Seongbok crosses my mind:


Can I save myself?
Can poetry save poetry?
- Lee Seongbok, How Come This Happened?, When Does a Rolling Stone Wake Up from Sleep?


         Bac Ho Un asks himself as the poet did: Can art save myself? Can art save us? The inner voices of us facing a quietly shining hill of glass, a constantly glittering field of glass and traces of life meandering along the wind will tell us the answer.